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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급식에 대한 단상 사회

참고로 저는 무상 급식에 일부 찬성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한 인간의 개인 가정사가 반영된 글로 객관적인 공간에 쓴 지극히 개인적인 글임을 유의하여 주십시오.

설에 부모님, 정확하게 말하면 아버지와 함께 무상급식에 대하여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아버지는 지극히 보수적이시며, 자신이 가난의 범주에 속하시면서도 가난한 사람을 경멸하시며,
자신은 그러한 가난을 벗어날려고 몸부림(?) 치셨던 분이십니다.
그런 분이시기에 "무상급식"에 대해서 나라 망치는 일이시라며 찬성하시는 사람들은 도둑놈이라고 매도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분과 다른 세대로 태어나서 같은 시기를 일부 공유한 제가 그 이야기를 듣자,
과거의 추억이 생각나면서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뭔가 씁쓸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저의 추억이 잘 못된 것이 아니라면 저의 어린 시절도 무상 급식이 필요한 집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저희 집은 나름 굶지 않고 살아왔지만 그렇게 넉넉한 집안은 아니었습니다.
삶의 기본적인 수준은 제공되어왔지만, 말 그대로 기본적인 수준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단상으로 중학교 때 친구 중 국민학교 시절의 저를 "일년내내 한가지 옷만 입는 애"라고
기억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뭐 상대적으로 풍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의 국민학교 4학년 때 급식을 실시하였고, 중학교 시절은 도시락이었지만
고등학교 시절에 다시 급식이 적용되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은 중학교 때까지는 아버지의 작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그냥저냥 살 수 있었지만,
고등학교 때는 IMF의 여파로 집안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있어 급식이란 그리 유쾌한 추억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아버지의 입장에서 학교에서 내라고 제시한 급식비는 터무니 없이 크다고 느끼셨으며,
반에서 저만 급식안하면 안되냐고 권유하셨습니다.

하지만 어렸던 저에게 있어 다른 애들과 다르게 혼자 도시락을 먹는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었으며,
그당시 기억에 의하면 저의 어거지로 어쩔 수 없이 아버지는 저한테 급식을 먹을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급식에는 부모님들이 최소 한달에 한번 정도 학교에 와서
급식 봉사를 해 주어야만 했습니다.
그 당시 두분 모두 장사를 하시는 저희 집 사정에 이것은 굉장히 힘든 조건이었습니다.
결국 이것 때문에 담임 선생님께 혼나고, 다시 집에 와서 와야만 한다고 해서 아버지에게 혼나는 것이
어린 저에게 있어 큰 고욕이었습니다.
아직도 저는 급식 봉사날 어머니가 오셨는지 몰래 확인해보고 안도했던 어렸던 저의 철 없는 시절이 부끄럽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은 그나마 나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 모두 급식을 먹을 때 저를 비롯한 몇명만 쉬는 시간에 도시락을 먹고 점심시간에 밖으로 나가
노는 것이 기분이 마냥 좋았던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왔지만 세대와 입장의 차이에 의하여 아버지와 다른 경험을 한 저에게
무상 급식은 좋은 복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밥을 못 먹을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남들과 똑같이 맞추기는 힘든 처지였습니다.
그런 저도 나름대로 그 당시 기억이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저는 최소한 제 자식을 어린 시절에 그런 차별의 경험을 남겨주고 싶은 맘음 없습니다.
아버지도 어쩌면 저의 이런 맘을 아셨다면 급식을 허용해주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차마 그 말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쓰라림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저이 형제 경제 사정을 보면 최소한 앞으로 생길 저의 자식이 그런 차별을 받을 가능성은 없지만,
혹시나 모를 미래와 제 자식과 같은 시대를 공유할 아이들에게 저와 같은 쓰라림을 면할 수만 있다면
제 돈의 일부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무상급식이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역시 노력하지 않는 자에게 살고자 하지 않는 자에게 돈을 주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의 기준에 최소한 지금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그런 "거지"들이 아닙니다.
제 생각에 무상급식은 저의 아이들이, 그리고 미래의 희망들을 보호 할 수 있는 좋은 제도입니다.

물론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므로, 초기 예산 확보와 차후 운영은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현재 가끔 나오는 복지 포퓰리즘이 무상 급식에 적용된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공짜밥을 먹으려는 거지들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희망에게 물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최소한 이런 아이들에게 저의 쓰라림을 남겨주고 싶은 맘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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